무경계
경계가 사라진다는 상황은 하나의 전체가 되어버린 상황일까?
경계가 사라지면 나는 객체성을 벗어난 것일까?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의식이 있는 한 객체성은 유지된다.
분리되었던 내가 경계를 허물어 물아일체가 된다해도 그 물아일체라 말하는 자가 있다.
이렇게 의식만은 떨칠 수 없다.
객체는 의식이 있는 전체이다.
그렇다면 경계가 사라진 상태에서 의식이 있는 경우는 어떤 상황일까?
그것은 완전한 전체의 상태가 아니라, 다만 의식이 경계를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아닐까?
경계는 늘 있다. 그러나 의식은 경계를 의식하는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 의식은 마치 경계를 버리는 듯한 행동을 한다.
의식이 경계를 버리다보면 나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자아로써 존재하게 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내가 합일된 전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경계를 상당히 제거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경계가 상당히 제거된 상태에서 의식만이 오롯히 남아 있는 경우다.
이 경우에 경계는 100%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의식은 경계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완전히 미미하게 만들어 버릴 수는 있다.
합일체험이라는 것은 이정도선에서 일어날 수 있다.
한편으로, 영혼 상태에 비해 인간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
영혼 역시 객체성과 의식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경계를 느슨하게 할 수 있는 거처럼
영혼 역시 이 경계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고 느슨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인체와 정신으로 그것에 달성하고
영혼은 의식만으로도 그것에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감정과 의욕이나 욕심은 생존본능과 연계되어 인간이 가지는 특징이다.
영혼은 이것이 약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감정과 의지는 신체나 사회적 관계에 의해서도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혼에게 있어서 자발성과 그 실행의 역동성 등 객체적 특성은
인간인 상태보다 부족한채 의식만이 지배적일 수 있다.
그러면 인간이어서 언제든지 가능한 이 영적 왕래는
인간이 보다 더 영적 존재와 물질적 존재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자유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로 존재할 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영적 존재로부터 얻어지는 지혜와 덕성을 사유한다는 것은 인간이
물질적이고 사회적 존재로써만 살아가는 에고의 삼매가 겪는 고통를
다스리는 데에 큰 도움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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