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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환단고기』 문구 변화와 신뢰성 부족을 고발한 논문을 읽고

by SacredCrow 201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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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는 더 연구해야 한다-



환단고기 표지


『환단고기(桓檀古記)』 성립 과정(내용변화를 중심으로), 인하대학교 대학원 융합고고학과 장영주, 석사 논문에 관한 나에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PDF파일로 올라온 논문을 공유하니 궁금하신분은 일독을 권합니다.


환단고기 내용의 변화 완.pdf



약 112장으로 구성된 이 논문의 내용은 대체로 정리하자면 


▶ 이유립이 기고지에 부분 공개한 것과 필사본 원문 사이의 부정합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 이유립이 기고한 기고문과 후에 발행한 『환단고기』가 약 60여 곳 이상의 비정상적인 인용 오류

▶ 참고 문헌이나 관련 인물들의 신빙성 문제



대략 이 정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주요 문제점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자유지, 한단고기 , 배달의숙본 등을 거치면서 복애거사가 휴애거사로 변하고 또 다시 복애거사로 변화여 표기 혹은 기(記) 자가 기(紀)로 변했다거나 , 삼성기의 저자로 제시된 안함은 환단고기에서 말하는 고려의 안함로가 아니라 신라승려 안함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거나(세종실록에 삼성기에 신라고승 안함의 전기가 실려있음을 논거로 하여 제시함), '파내류국'이 '파내국', 마침내 현행 환단고기에서는 '파내류지국'으로 변화했다. 


  대종교나 단군교 경전 참전계경이 말하는 문구 등이 기고문에는 없다가 1979년 환단고기에는 갑자기 등장한다거나, ‘當宁’가 ‘乃’로 변하였고 ‘往’이 ‘住’로, ‘끽(喫)’이 ‘기(嗜)’로 변하였다.  헌원의 군대가 '서남'쪽에 있다고 했다가 환단고기에는 '서'쪽에 있다고 하는 등의 변화.


  『단기고사(檀奇古史)』, 『심당전서』, 단서대강』 등의 책이  『환단고기』와 단군 제위 연수가 같고, 『규원사화(揆園史話)』, 『대동사강(大東史綱)』, 『조선역사(朝鮮歷史)』, 『단군교부흥경락(檀君敎復興經略)』 등은 제위 연수가 다른 점.


  중국식 관명 '요양태수'가 고구려식 관명 '열양욕살'로 변한 부분. '신야후'는 '협야후'로 변화하고, '천제황웅을 그려서 안치했다'를 '천제황웅의 유상을 받들어 안치했다' 로 바뀐 점. 기고문에선 연나라 장수 진개가 고조선을 침략한 곳이 우리의 '남'쪽이라고 했다가 환단고기에서는  '서'쪽으로 옮겨진 사실. 


  삼국지 기록과 일치하지 않던 궁궐 '대안궁'이  나중에 '천안궁'이라 바뀌여 삼국지의 기술 내용에 짜맞춘 듯한 정황. 북부여기에서는 월지국에 관한 기록이 없던 것이 환단고기에서는 많은 자구와 함께 추가되었거나, '평양'이 '평나'로 변한 점.  '천랑'이 '화랑'으로 바뀐 점.


  1944년 이유립의 저서 『환단휘기』에서는 『만주지』에 있는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고 하는 부분이 『환단고기』의 「태백일사」에서는 『표훈천사』에서 인용한 구절로 기술했다. 환인의 호를 거발환이라하고 대일광을 이름으로 했다고 하는 부분도 『환단고기』 「태백일사」에서는 빠졌다.


일본 육군보병 중좌 모리타 리엔 작성한 만주지지



  구다국의 위치가 개마대령의 '동쪽'에 있다가 1979년 출반폰에서는 개마대혈의 '서쪽'에 있는 것으로 바뀌거나, 『광개토성릉비역주』  「태백일사」에 환국은 '남북5만리 동서1만리'라고 기록된 것이 1976년 『자유』지에서 인용한 「삼성기」에는 ‘동서2만리’로 변하였다.


  「조대기」에서 인용했다는 ‘作事吉祥住世快樂’과 ‘桓仁高’의 구절은 존재하지 않았다. 1944년에서 1979년 사이의 어느 시점에 추가되기도 했다. '천제'가 '안파견'으로 변한 점. 환단휘기에서는 '삼위태백'이 『환단고기』 출판본에는 '금악과 삼위태백'으로 변화였다. 『자유』에서 ‘四分之一’이 『환단고기』에서는 ‘五時’로 바뀌기도 했다.


  ‘開’가 ‘披’로 바뀌고 ‘戰事’가 ‘爭地’로 변했다. ‘요임금의 덕이 날로 쇠약해졌다’는 말이 추가되었다.  ‘책화(責禍)’라는 말이 사라지기도 했다. 비류가 온조에게 말했다는 부분이 신하 마려가 온조에게 말했다는 식으로 바뀌거나 倭爲百濟之倀也(왜는 백제의 창이다)는 구절이 빠진다.


  『규원사화』에 의하면 「조대기」는 발해유민이 가지고 들어온 고조선 역대실기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세조의 수서령으로 압수 되었다가. 500년 후에 대종교 단군교 인사들에 의해서 『환단고기』에 일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의심한다.  또한 이유립은 이 「조대기」 내용을 인용한 부분을 수시로 수정한다. 


  1978년에 하서위지성이었으나 1979년에는 하남위지성으로 변화고, '북으로 대수에 이르고 서쪽에는 큰 바다에'라는 표현이 '남으로 대수에 이르고 동쪽이 큰 바다에' 로 변경되거나, 대진국인 후고구려국으로 바뀌거나 『삼국유사』 「고기」 인용부분을 『환단고기』라고 불르다가 『신시개천경』이라고 고쳐 부른다던가


  계연수는 이 천부경을 1916년 발견하였지만 그는 이 천부경 전문을 1911년 자신이 편찬한 『환단고기』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에 이미 천부경을 싣고 출판한 적이 있다는 점등은 천부경과 환단고기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계연수 <기서>潮音, 천부경


계연수, 천부경 발견기


 

 

이상 더 많은 내용이 있지만 간추리고자 한다.

 

문헌의 가치를 알아보려면 


첫째, 다른 문헌이나 역사적 사실과 논리적 정합성이 우선이다

둘째, 그 문헌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세째, 그 문헌에서 제시하는 지혜의 문구와 그 철학적 가치는 그것대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이 세가지 항목으로 문헌을 바라볼 때 이 논문은 문헌의 내외적 모순을 가려내고 필사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는 부분들 저작자로 여겨지는 자와 관련하여 의심이 가는 정황 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위에 제시한 요소 중 두번째 경우인 '문헌의 신뢰성'에 한해서만 고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허나 이 논문은 『환단고기』에서 나오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다른 문헌사이의 정합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고 이 문헌에서 제시하는 인간과 민족과 세계에 관한 철학적 가치에 대해서도 평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논문이 『환단고기』라는 문헌의 신뢰성은 훼손했을 지는 몰라도 이 문헌이 전적으로 허위사실이라고 증명한 것이 아니게 되며 더우기 문헌의 철학적 가치에 대한 평가 또한 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이 논문을 논거로 하여 한단고기를 위서로 선언하듯 치부하여 더 이상의 연구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잘못된 논증인 결합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A그룹에 속한 b와c가 모두 D라는 특징을 가진다고 해서 A 그룹이 모두 D속성이라 여기는 것은 잘못된 논증이다. 



오히려 주류 사학에서 연구를 등한히 하거나 폄하하는 동안에 『환단고기』 연구와 관련한 주도권이 지나치게 한 종교 집단으로 흘러가 마치 그 종교집단의 키워드처럼 되어버리고 있는 점은 슬픈 현실이다.


어떤 문헌을 세상에 내 놓은 자의 신뢰할 수 없는 행동과 번복 등 원본의 신빙성을 심히 떨어뜨리는 수십가지의 예는 그 문헌의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인할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만일 수십가지의 문구 문제와 조작한 부분의 정황 등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헌에 기록된 다른 사실들이 다른 문헌이나 역사적 사실과 논리적 정합성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어떤 사람이 거짓으로 만든 완전한 가상의 저작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시말해 부분의 진실을 해명할 수 없다고 하여도 나머지 부분의 진실이 역사적 정합성을 가진다면 그 문헌은 전적으로 신뢰할 문헌도 아니고 또 전적으로 폐기해야 할 문헌도 아닌 것이다. 


역사를 연구함에 있어서 그 문헌을 참고하고 그 참고를 통해 좀더 비약적인 가설에 도달하고 그 가설을 새로이 검증하는 연구 방법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문헌은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환단고기』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되어야 한다. 다만 환단고기의 모든 내용을 맹신하거나 기본 사실로 깔고 인용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인용문은 객관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인데 애시당초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는 원전을 인용한다면 무책임한 거짓의 확대재생산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용하는 부분에 한정해서 그 인용 내용의 진위를 객관화할 수 있거나 단순 참고용으로 인용한다는 건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


『환단고기』에는 분명히 진실이 있을 것이다. 또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다만 거짓을 가차없이 비판할 준비를 하고  행간에서 알려주는 사실의 가치를 발견해내야 한다. 『환단고기』는 종교가 아니다. 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격도 무조건적인 맹신도 모두 진리로부터 멀어지는 행위가 될 것이다.


제발 뭐에 빠돌이가 되지 맙시다. 그리고 뭐에 대한 빠돌이라는 가상에 허수아비를 적으로 설정하여 무조건적으로 그 허수아비에 사람들을 대입하여 욕하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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