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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 사설

서구 언론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하고 있다.

by SacredCrow 2020.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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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언론에서는 한국인이 정부를 신뢰하고 집단을 먼저 생각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찌라시들도 이런 서구의 평가를 통해 자화상을 보듯이 자아도취한다.

 
그러나 꿈보다 해몽이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은 흡사 일본이 "일본인은 청소를 잘한다" "일본인은 남을 먼저 생각한다"라든지 하는식으로 늘 자신들을 어떤 모범적으로 여겨지는 기준에 끼워맞추며 자화자찬하는 양식이다.
 

프랑스 학자 기소르망, 집단을 중시하는 유교문화를 거론. 그러나 어디서 유교를 잘못 맛보고 와서 하는 헛소리다. 유교가 뭔지나 제대로 알고 와서 유교문화를 운운하면 좋겠다. 유교가 집단을 중시한다니.. 그것은 마치 개를 난생처음 보는 자가 개가 땅을 파는 것을 보고 '저것은 두더지목 두더지과 동물이다'라고 하는 꼴이다. 그러한 무지를 스스로 깨닫기는 하는 걸까? 유교는 집단주의도 개인주의도 그 무엇에도 그것을 목적으로 하여 치우치는 철학이 아니다.


일본과 오랫동안 교재해온 서구는 일본을 보고 평가하듯이, 한국을 평가한다. 이에는 어떤 공통 관점을 유지하는 거 같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이 실제로 한국인에게 있다해도 그것은 별로 인간사회에 어울리는 묘사가 아닌 원숭이 사회를 묘사하는 듯한 설정이다. 

정부가 말하면 다 따르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이런 환타지는 군국주의 일본의 모습이 아닌가?

또 나는 정부를 신뢰한 적도 없고 집단을 먼저 생각한 적도 없다. 나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 그래서 내가 걸리고 싶지 않기에 다른 이들에게도 옮기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그냥 거리를 두고 싶어하고 가급적 안나가고 잘 씻었다.

내 주변에도 정부를 특히 신뢰하거나 집단을 먼저 생각해서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 서구는 현재 한국의 코로나 대처 등을 바라보며 한국은 '집단주의'가 강하다는 식의 분석을 자주 내놓는다. 그러면서 두가지 대립 구도를 적용하여 양자간의 다른 점을 강조한다.
 
바로, 서구는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동양은 '집단주의'가 강해서 나보다 집단의 목적을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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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건 틀린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을 포함해 서구가 보여주는 현상들, 휴지 사재기나 마스크 미착용으로 인한 구속,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는 거리 활보라든지, 봉쇄 해제 요구 등은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기주의'이다.
 
'개인주의'라는 건 개인의 자유와 평등할 권리를 우선시 한다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나는 서구의 현재 모습이 개인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주의는 자신의 개인적 자유를 소중히 하는 만큼 타인의 개인적 자유도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이타성이 없이는 '개인주의'가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정한 '개인주의'는 바람직한 '집단주의'인 것이다. '바람직한 집단주의'인 이유는, 집단주의로 직행하는 파시즘과는 완전히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집단주의'는 개인주의로부터 나와 우회하여 성사된다.

처음부터 '집단주의'를 앞세우는 악마적인 '집단주의'인 파시즘은 집단의 이익을 앞세운 '이기주의'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아는 '전체주의'나 파시즘이야말로 가장 '이기주의'이고 심지어 사회를 교란하지만, 우리가 아는 '개인주의야'말로 집단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 

이런 개념이 어째서 서구 지성사회에서는 혼동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도 이 두가지 개념을 혼용하며 엉터리 사설이 난무한다. 

요컨데, 개인주의는 그저 마이웨이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이다. 따라서 타인 역시 개인이기에 타인의 자유도 존중한다. 그래서 피해를 주거나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려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이나 욕망에도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좋은 의미의 사회성을 발현한다. 

반면 집단주의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집단 논리에 따른다. 집단에 따르지 않고 다르게 행동하는 이들에게 공감하지 않으려하고 욕망을 묵살한다. 그리고 집단의 이익에 해가된다고 여겨지는 타인을 공격하고 집단에 소속된 자아를 확인하길 좋아한다.
 
여기에서 재미난 건, 개인주의성향이 강한 사회의 사람들은 집단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고,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는 마치 개인으로 따로 행동하기를 좋아하느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면 사회와 공감대를 형성을 잘하기 때문에 '문제를 적극 피력하며 해결하자'라고 외치지만,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의 사람들은 집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사소한 것들에서 홀로 떨어져 있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독서실 같은 1인 식탁을 배치한 일본 식당. 이는 개인주의 사회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지나친 집단을 중시하는 사회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성향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개인주의도 이기주의도 집단사고와는 분리된다. 그러나 이 둘의 차이중 가장 명확한 건, 개인주의는 타인의 고통이나 열망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지만 이기주의는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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